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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에 대한 단상과 퐁피두 센터(?) |
며칠 전 노곤한 오후 시간,
잠도 깰 겸, 아이와 산책도 할 겸 집 앞 공원과 백화점, 마트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1.
공원을 도는데...
몬테*리 직원인 여성분, 유모차에 탄 잠언이를 보시며
'어머, 장군감이네요, 그런데 혹시 지금 뭐, 시키세요?'
이런 거에 묘한 거부감을 가진 저희 와이프 왈 -_-
'뭘요, 아이한테 벌써 뭘 시키냐고요? 얘 12개월인데요?'
그러자 그 여성분 왈
'어머, 어머님, 12개월이면 [인지 테스트] 무료로 해 드려요.
그리고 벌써부터 시키셔야해요, 어머나. 일단 이 책자 받아보세요.
(다시 한 번) [인지 테스트]는 무료니까 꼭 받으시고요.... .....'
2.
날이 더워져 마트에 입점한 동물 병원의 강아지와 고양이도 보여줄 겸
땀도 식힐 겸 마트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번엔 또 왠걸, 동물 병원 앞 프*벨 직원인 여성분, 이번에도 유모차에 탄 잠언이를 보시며
'우와, 아이가 참 잘생겼네요, 그런데 혹시 저희 프로그램 접해 보셨나요?'
짜증나면 대꾸 안 하는 와이프 가만히 있자, 직원분 왈
'이 돈에 다섯 권 책을 받아가실 수 있고요, 지금 몇 개월이죠? 이제 시작할 단계에요.
창의력에도 도움되고 인지 개발에도 참 도움이 많이되요.
자, 이 펜 보이시죠? 이 펜으로 그림을 누르면 원어민 영어 발음도 나와요, 어머님.... ....'
잠도 깰 겸, 아이와 산책도 할 겸 집 앞 공원과 백화점, 마트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1.
공원을 도는데...
몬테*리 직원인 여성분, 유모차에 탄 잠언이를 보시며
'어머, 장군감이네요, 그런데 혹시 지금 뭐, 시키세요?'
이런 거에 묘한 거부감을 가진 저희 와이프 왈 -_-
'뭘요, 아이한테 벌써 뭘 시키냐고요? 얘 12개월인데요?'
그러자 그 여성분 왈
'어머, 어머님, 12개월이면 [인지 테스트] 무료로 해 드려요.
그리고 벌써부터 시키셔야해요, 어머나. 일단 이 책자 받아보세요.
(다시 한 번) [인지 테스트]는 무료니까 꼭 받으시고요.... .....'
2.
날이 더워져 마트에 입점한 동물 병원의 강아지와 고양이도 보여줄 겸
땀도 식힐 겸 마트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번엔 또 왠걸, 동물 병원 앞 프*벨 직원인 여성분, 이번에도 유모차에 탄 잠언이를 보시며
'우와, 아이가 참 잘생겼네요, 그런데 혹시 저희 프로그램 접해 보셨나요?'
짜증나면 대꾸 안 하는 와이프 가만히 있자, 직원분 왈
'이 돈에 다섯 권 책을 받아가실 수 있고요, 지금 몇 개월이죠? 이제 시작할 단계에요.
창의력에도 도움되고 인지 개발에도 참 도움이 많이되요.
자, 이 펜 보이시죠? 이 펜으로 그림을 누르면 원어민 영어 발음도 나와요, 어머님.... ....'
아이 책, 아이 용품 영업직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절대, 결코 아니다.
12개월에 시키지 않은 당신은 '늦은거다'
'벌써부터'시키는 엄마들이 '대다수'다
아이의 인지 개발은 '이 책으로(만)' 시켜야 한다 등등의 상술 녹아든 말과 팜플렛에 기분이 상한 것이다.
물론 현재 진행되는 여러 회사의 인지 테스트, 조기의 인성 교육 자체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참 아이러닉하게도 우리 와이프, 학부 전공은 인간발달학 되시겠다.
자기가 배워서이겠지..
자기만의 교육에 대한 똥고집(?), 나름의 교육 철학 역시 투철하시다.
독일의 저명한 학자인 프뢰벨, 대단하신 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도 있다.
12개월에 시키지 않은 당신은 '늦은거다'
'벌써부터'시키는 엄마들이 '대다수'다
아이의 인지 개발은 '이 책으로(만)' 시켜야 한다 등등의 상술 녹아든 말과 팜플렛에 기분이 상한 것이다.
물론 현재 진행되는 여러 회사의 인지 테스트, 조기의 인성 교육 자체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참 아이러닉하게도 우리 와이프, 학부 전공은 인간발달학 되시겠다.
자기가 배워서이겠지..
자기만의 교육에 대한 똥고집(?), 나름의 교육 철학 역시 투철하시다.
독일의 저명한 학자인 프뢰벨, 대단하신 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도 있다.
문제는....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다들' 하는데 '어머님만 안 하신다'는 얘기,
'이미' 시작하셨어야하는데 고작 12개월인 아이를 보며 '벌써 많이 늦었다'는 이야기들이
과연 타당하고 신뢰성 있는 이야기냐는 것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부모님들, 엄청 열성적이시다.
하지만 언제나 양면의 칼날처럼 이 '열성 뻗침'이 때론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비교를 통해 옥죈다는 것.
옆집 누가 하니깐 우리 아이도 영어,
앞집 누가 배우니깐 우리 아이도 피아노,
또 누군 영어 유치원 다니는데 우리 아인 일반 유치원....-_-
아이에게 있는 재능을 더 개발하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마치 뭐 하나 걸리면 해주겠다, 그러니 이것 저것 일단 다 배워봐라 식의 교육은 문제란 것이다.
창의성을 키운다는 음악 교육,
아이의 인성을 키운다는 독서 교육,
감성 지수를 높인다는 미술 교육 등등이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효과를 내지는 못할 터이고
어찌보면 동일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데서 비극(?)은 다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야, 옆집 누구는 그렇게 그림으로 많이 배운다는데 어째 너는 왜 이러니?'로.
'다들' 하는데 '어머님만 안 하신다'는 얘기,
'이미' 시작하셨어야하는데 고작 12개월인 아이를 보며 '벌써 많이 늦었다'는 이야기들이
과연 타당하고 신뢰성 있는 이야기냐는 것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부모님들, 엄청 열성적이시다.
하지만 언제나 양면의 칼날처럼 이 '열성 뻗침'이 때론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비교를 통해 옥죈다는 것.
옆집 누가 하니깐 우리 아이도 영어,
앞집 누가 배우니깐 우리 아이도 피아노,
또 누군 영어 유치원 다니는데 우리 아인 일반 유치원....-_-
아이에게 있는 재능을 더 개발하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마치 뭐 하나 걸리면 해주겠다, 그러니 이것 저것 일단 다 배워봐라 식의 교육은 문제란 것이다.
창의성을 키운다는 음악 교육,
아이의 인성을 키운다는 독서 교육,
감성 지수를 높인다는 미술 교육 등등이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효과를 내지는 못할 터이고
어찌보면 동일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데서 비극(?)은 다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야, 옆집 누구는 그렇게 그림으로 많이 배운다는데 어째 너는 왜 이러니?'로.
문득 2008년,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를 갔을 때가 떠오른다.
전시품을 둘러보면서 (플래쉬가 터지지 않는다면) 사진을 찍고 여유로이 감상하며 돌아다니던 때
마티스 룸(Henri Matisse)에서 완전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재잘재잘 들렸다.
참 자유롭고 여유로운 광경.
5살짜리 유치원생들 6명은 선생님 2명과 함께 미술 전시품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그리고 있었다.
흐미, 귀여워라.
초상권을 침해하여 죄송하지만, 선생님 자세, 맨발에 '자유로움' 자체 되시겠다.
좋은 그림, 편한 복장, 편한 자세. 그리고 명화라.
선생님께 죄송하지만 지금 뭘 하냐고 묻자
오늘은 마티스 관 그림들을 보고 생각나는 것들을 자신만의 스타일(style particulier)로 그리는 날이란다.
그 중 한 아이에게 묻는다, '너 뭐 해?'
당당히 대답한다, '그림 그려'
'이게 뭔지 말해줄래?'
'(가운데 빨간 그림을 가리키며) 저 빨간 그림 보니깐 며칠 전 본 닭(le coq)이 생각나서 닭 그려'...-_-;;;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를 갔을 때가 떠오른다.
전시품을 둘러보면서 (플래쉬가 터지지 않는다면) 사진을 찍고 여유로이 감상하며 돌아다니던 때
마티스 룸(Henri Matisse)에서 완전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재잘재잘 들렸다.
참 자유롭고 여유로운 광경.
5살짜리 유치원생들 6명은 선생님 2명과 함께 미술 전시품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그리고 있었다.
흐미, 귀여워라.
초상권을 침해하여 죄송하지만, 선생님 자세, 맨발에 '자유로움' 자체 되시겠다.
좋은 그림, 편한 복장, 편한 자세. 그리고 명화라.
선생님께 죄송하지만 지금 뭘 하냐고 묻자
오늘은 마티스 관 그림들을 보고 생각나는 것들을 자신만의 스타일(style particulier)로 그리는 날이란다.
그 중 한 아이에게 묻는다, '너 뭐 해?'
당당히 대답한다, '그림 그려'
'이게 뭔지 말해줄래?'
'(가운데 빨간 그림을 가리키며) 저 빨간 그림 보니깐 며칠 전 본 닭(le coq)이 생각나서 닭 그려'...-_-;;;
퐁피두 센터를 우리나라의 어디에 비교할 수 있을까..?
뭐, 예를 들어 비율상 우리나라에서 유치원생 다섯 명을 선생 두 명이 데리고 다닐리도 없겠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네 다섯살짜리가 명화를 보며 박물관 실내에서 그림을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중고생들이 사생대회를 한다고 간혹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고
최근 방학때마다 학교에서 시킨다며 르네 마그리트 전이나 대영박물관 전을 감상으로
수 십, 수 백 명이 단체로 오는 경우는 보았다만.
아주 어린 시절, 그러니 머리 말랑말랑한 시절부터
어디 학습지다, 어디 창의력 센터다, 어디어디 놀이교구다 등등을 중시하며 열성 부모에 의해 받는 교육과
국가, 혹은 정부차원의 지원을 그득그득하게 받으며
말 그대로 '산 교육'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다소 다를 것이다.
--
모든 권력에는 폭력이 따르는가?
뜬금없지만 프랑스 대입 시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바깔로레아(baccalaureat) 문제 되시겠다.
현 시대, 한국의 고 3 수험생 중, 이 문제에
'논술 학원의 도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학생, 몇 퍼센트나 될까.
한 아이의 부모인 나도.. 수능 세대여서 일까, 제대로 답할 자신이 없을 지경이다.
공원 한 바퀴 돈 것의 결과가 참으로 멀리도 왔다.
우리 아이, '사람다운 사람'으로서의 교육을 받은 후
제대로 된 '인간'이 되어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역할과 책임, 어디까지일까.
나는 어떻게 아이에게 롤 모델이 되어줘야할까. 어려운 문제이다.
뭐, 예를 들어 비율상 우리나라에서 유치원생 다섯 명을 선생 두 명이 데리고 다닐리도 없겠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네 다섯살짜리가 명화를 보며 박물관 실내에서 그림을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중고생들이 사생대회를 한다고 간혹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고
최근 방학때마다 학교에서 시킨다며 르네 마그리트 전이나 대영박물관 전을 감상으로
수 십, 수 백 명이 단체로 오는 경우는 보았다만.
아주 어린 시절, 그러니 머리 말랑말랑한 시절부터
어디 학습지다, 어디 창의력 센터다, 어디어디 놀이교구다 등등을 중시하며 열성 부모에 의해 받는 교육과
국가, 혹은 정부차원의 지원을 그득그득하게 받으며
말 그대로 '산 교육'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다소 다를 것이다.
--
모든 권력에는 폭력이 따르는가?
성장은 어느 정도로 불평등을 경감할 수 있게 해 주는가?
뜬금없지만 프랑스 대입 시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바깔로레아(baccalaureat) 문제 되시겠다.
현 시대, 한국의 고 3 수험생 중, 이 문제에
'논술 학원의 도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학생, 몇 퍼센트나 될까.
한 아이의 부모인 나도.. 수능 세대여서 일까, 제대로 답할 자신이 없을 지경이다.
공원 한 바퀴 돈 것의 결과가 참으로 멀리도 왔다.
우리 아이, '사람다운 사람'으로서의 교육을 받은 후
제대로 된 '인간'이 되어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역할과 책임, 어디까지일까.
나는 어떻게 아이에게 롤 모델이 되어줘야할까. 어려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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